블로그를 한다는 소식에 "얘도 열심히 살아볼려고 하는구나"라는 지인의 말을 들었다. 그 말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 뭔가 처절하게 사는 것 같이 보인다는 말로 들렸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계속해서 생각과 마음을 일치시키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 음식 관련 포스팅에서 Sense8 드라마를 보면서 (시즌 2, 에피소드 2) 가공인지 진실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정말 그럴듯한 교수의 그럴듯한 말이 떠올랐다. 교수가 강의를 하는 장면.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는 우리의 세계의 한계이다"라는 말을 인용한다. 그러면서 인류는 이 불완전한 언어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그 발전의 동학은 바로 "거짓말"이다. 만약 말 없이도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이 공유된다면? 거짓말 따위는 불가능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만약 말 없이도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이 공유된다면? 우리의 모습은 퍽 다를 것이라고 느꼈다. 왠지 모르게 그 말에서 나의 말과 마음을 일치시켜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말을 해야만 한다면, 말이 나의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데에 장애물로서 자리하도록 하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러려면 말에 나의 진심을 담아야겠지. 그 전에 나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
여태 수다를 떨고 나서 자러가는 직전에 들었던 생각을 적어보려고 글을 남긴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다이어리에 얼른 옮겨 적었다. 수기로 작성하는 다이어리, 군대 생활하면서 종종 적었던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뭔가 큰 금은보따리라도 이만큼 둘러메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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