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의 일이다. 그 날, 싱가포르의 저녁 하늘은 파란색을 넘어선 파란색이었다. 살면서 수많은 파란색을 봐 왔고, 앞으로도 볼 것이겠지만, 그토록 푸르던 파란색은 처음이었다. 할머니 앞에 앉아 자신이 본 하늘이 얼마나 파랗던지를 설명하고 싶어 안달이 난 아이의 마음으로, 그러나 침잠하며 기숙사 1층 피아노 앞에 앉았다. 적고 많은 일들의 가운데에 있었다. 싱가포르로의 2주는 일종의 단비 같았던 모양이다. 그 때의 푸른색을, 그 때의 파란 마음을 이렇게나마 곡으로 남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melod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집 "그늘," 작업을 시작 (0) | 2021.04.20 |
---|---|
아무튼... (At any rate...) (2) | 2021.04.18 |
백 만 년만의 재즈 작곡 (0) | 2021.04.05 |
꽃잎 그리운 바람 (0) | 2021.02.14 |
공상왈츠 (0) | 2021.0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