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주간 훈련일지 시작
감정은 근육과도 같다고 그랬다. 올해부터 쓰기 시작한 수기 일기에 "내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는 말이 잔뜩 쌓여갈때 즈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료와 함께 "내사랑," 즉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연습하는 훈련을 해보기로 했다. 어떤 책을 참고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다른 책도 더 참고하고 싶다. 매일 전화로 이런 질문들을 서로 해가며 답해보고 그에 따라서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볼 것!
1. 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오늘 하루 지내면서 나의 기분은 어땠는지?
-겪었던 일로부터 들었던 감정이 있다면 무엇이고, 왜 그런 감정이 느껴졌을지?
-만약 그 감정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왜 그랬을지?
2. 내 자신을 바라보기
-오늘 하루 시작하며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한 말은 무엇인지?
-오늘 하루 나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것 /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무엇인지?
3. 그냥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어? (오늘 하루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동료는 오늘 전화를 끊으며 "이번 일주일이 평생 기억에 남는 일주일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주일이었다. 수업을 들으며 약간 기분이 상했던 것들을 서로 어루만져주고, 왜 그랬다고 생각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서 깨닫고 깊이 이해하고 인정하고 보다듬어주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는 혼자 있어도 크게 외롭지 않은 것 같다. 운동이 끝나고 천천히 걸어오며 마주하게 되는 공원에서 혼자만의 생각을 하며, 가끔 체크인 전화도 하고 시원한 바람에 "맞아 그랬지-"하며 나누는 대화도 너무나 소중한 일주일이었다.
맞아, 정말 훈련이 필요한 일들이었어. 늦었다고 생각하지말고 지금부터라도 착실하게 해나가게 된 것에 감사해.
아래는 내가 내사랑 훈련을 처음 시도해보면서 알게 된, 내 안의 작은 고이난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오래 알고 지내던 동료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는 나에게 정말 답답함을 많이 느끼며 살아왔을 것이다. 내가 좀처럼 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니, 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그의 성격에 절대로 그런 것들을 예단하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의 입으로, 그런 것들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에 대해서 체크인 전화통화를 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았다. 내가 얻은 결론은 "나는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라는 것이었고, 그것은 그를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 그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일 것이라는 모습)에 어줍잖게 역할놀이를 하려고 했다. 혼자만의 연극이었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그를 잃을 수 있지 않을테니까.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그동안 그는 나에 대한 생각을 보류해가며, 아니 이어나가지 못하며 답답한 마음으로 나를 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나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에게도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생각을 할 여지가 있어야 할텐데. 그 여지를 차단함으로써 나를 떠날 수도 떠나지 않을 수도 없게 만들었지는 않았을까? 떠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그 문제는 아예 그에게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무서웠다. 사람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가 떠날 것을 두려워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게 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다음 상담이 기대된다. 다음 런닝이 기대된다. 나는 나에게 조금 더 떳떳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안의 작은 고이난들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을 천천히 꺼내어, 여태까지 외면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목적 의식에 가득 차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현재에 온전히 지내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해서도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너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내 마음 안에 있었음을, 늘 마음 속에 새기며 살아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