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1. 갈수록 피아노가 쉬우면서도 어렵다. 내가 치는 것이 만족스러우면서도 더 욕심이 나는 탓이다. 어쩌면 욕심이 나는 것을 긍정적인 지표로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 f(t)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df(t)/t에 만족해야 한다는그만해
2. 멋진 사람과 함께 시애틀에서 2달 시간을 보냈다. 꿈만 같았던 시간이 없었다면 어떻게 지금,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고난들을 겪어낼 수 있었을까. 그러니 나는 f(t) = at + e라고 하는 안일한 시간과 성취의 선형식에 아직은 기대있는 셈이다. 그래도 a=f(t)만은 아니기 때문이그만하라고
3. 그래서 시간과 나의 조바심을 조금은 떨어뜨려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보면 더 낙관적이다. 현재에 매몰되면 내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긍정 에너지가 도무지 생겨나지 않는다.
4. 그래도 언젠가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미래지향적인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부던히 애써 힘을 다해 고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실패로 돌아갔다. 그럴만한 이유를 알겠다. 어떻게 사람이 한 번에 변하랴.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이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다.
5. 아직은 종합시험 하나가 더 남았지만 그래도 밀고 들어간다. 일순간 떠오르는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나를 밀어주었으면. 이 형식적인 (혹은 형식적일 수 있는) 과정에서 몇 가지 얻어갈 수 있는게 있다면.
6. 중요한건 남에게도 여지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내 세상 속에 있지 않다. 내 세상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 세상 따위는 그에게는 없다는 것은 다른 생각이다.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것도 없다고 하는 말이 그래서 더 다가오는 것일까. 다함도 없고, 다하지 않음도 없는 것. 언어가 사유의 범위라면, 언어를 져버리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7. 그래도 우리는 남들과 살아야 하니 차라리 그들의 언어를 닮겠다.